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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펀드의 습격···경영권 분쟁 등 긴장 감도는 석화업계 주총

입력 2024-03-05 06:57 | 신문게재 2024-03-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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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본사(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본사(사진제공=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과 태광산업 등 주요 석유화학기업들이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행동주의 펀드와 손잡은 박철완 전 상무와의 경영권 갈등이, 태광산업은 지분 5.8%를 보유한 2대 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의 경영 참여가 예고됐다.

4일 재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3월 각 기업별 정기 주총 시즌이 시작되면서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과 기업들의 대응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행동주의 펀드는 단순한 투자활동이 아닌 자사주 매입, 배당 확대 등 단기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헤지펀드를 말한다. 투자한 기업의 경영 개선을 적극적으로 요구한다는 특징이 있다.

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전 상무는 지난달 입장문을 통해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에 권리를 위임했다고 밝히며 ‘자사주 소각’ 요구에 힘을 싣고 있다. 박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조카다. 현재 금호석유화학 주식 9.1%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차파트너스를 특별관계인으로 추가하고 자사주 소각을 비롯한 주주제안을 냈다. “현재 정부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진행 중인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라는 게 박 전 상무의 주장이다.

재계에서 ‘조카의 난’ 3차전이 재점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 차파트너스는 이날 서울 여의도 IFC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번 주주제안은 전체 81%에 달하는 일반주주의 권리를 제고하기 위한 주주활동”이라며 경영권 분쟁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차파트너스가 보유한 금호석화 지분은 0.03%에 불과하지만, 개인 최대주주인 박 전 상무의 지분(9.1%)을 비롯해 특별관계자들의 지분율 합은 10.88% 정도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을 포함해 현 경영진의 지분율은 15.89%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화가 이번 정기 주총에서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책을 따로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표 대결 향방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태광산업 역시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행동주의 펀드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태광산업의 지분 5.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트러스톤은 지난달 16일 공시를 통해 이달 열리는 태광산업 정기 주총에 자신들이 추천하는 이사 후보를 올리는 주주제안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주총에 이어 올해도 경영참여를 예고한 것이다.

트러스톤은 지난 2021년 태광산업 지분 5%를 확보한 이후 주주환원 확대 요구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정기 주총에서는 주식 10분의 1 액면분할과 1주당 현금 1만원 배당, 자사주 취득 안건 등을 제안했으나 부결된 바 있다.

다만 올해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이달 말 조진환·정철현 대표이사와 최원준 사외이사 감사위원의 임기가 만료되기 때문이다. 현재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의 태광산업 지분은 29.48%,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은 54.53%로 공고하지만, ‘3%룰’이 적용되는 안건에 대해서는 마냥 안심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3%룰은 상장사의 감사나 감사위원을 선임할 경우 지배주주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의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이다.

도수화 기자 do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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