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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학 개론

입력 2023-09-05 09:29 | 신문게재 2023-09-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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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골프로 치면 250m, 300m씩 장타를 칠 수 있는 실력이 있는데, 방향이 잘못되면 결국 아웃 오브 바운즈(OB)밖에 더 나겠나” “벙커에서 공을 잘 치려면 모래 속에 발을 파묻고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국민을 위해 설정한 방향을 바라봐야 한다”

 

지난달 말 언론을 통해 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에 비유한 국정철학의 한 단면이다. 

 

골프에서 방향은 중요하다. 

 

티샷에서 우탄좌탄 속칭 ‘와이파이’로 장타를 뽐내기 보다는 조금 덜 보내더라도 일관성과 정확성을 갖추는 게 낫다. 대체로 다음 샷을 잘 할 수 있는 위치로 공을 보내는 골퍼가 내공이 깊다고 필드에서는 얘기들 한다. 

 

얼마 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CPKC 여자오픈에서 고진영 프로가 연장전에서 분패한 것도 드라이버 티샷의 방향이 의도대로 발휘되지 않아 서다. 결정적인 순간 단 한 번의 어긋난 방향이 우승컵을 들 기회를 날려버렸다. 

 

세간에서는 윤 대통령이 ‘골프의 방향’으로 말하고 싶은 건 아마 국가정체성, 노선, 이념의 방향성일 것으로 풀이들 한다. 

 

새는 한 쪽 날개로만 날지 못한다는 그래서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에 윤석열 정권은 새의 몸통에 이념의 엔진을 장착해 누군가 바라는 방향으로 날기를 바라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새가 날아가는 방향은 딱 정해져 있어야 왼쪽 날개, 오른쪽 날개가 힘을 합쳐 가지고...”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윤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골프 티샷도, 새의 비행도 목적이 있기에 방향성이 중요함은 당연하다. 

 

그런데 방향의 좌표를 누가, 무엇을 위해,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작금의 이념 논쟁국면에서 중차대하다. 혹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싶다면 방향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이 현실과 역사의 토대에서 갖춰줘야 한다. 

 

“공평이 양심을 만날 때 공정이 된다”고 며칠 전 모 대학 교수는 S대 학위수여식 축사에서 강조했다.

-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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