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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에 빠진 신중년 "아이처럼 재미있게=아이처럼 건강하게"

취미로 젊음 찾는 사람들
모형비행기·미니카서 족구·색소폰 클럽까지

입력 2014-09-15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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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비행을 하자'는 뜻에서 모인 '매일비행' 동호회 사람들의 놀이는 '모형 항공기'다. 손바닥 만한 헬리콥터부터 1m 남짓 크기의 비행기까지 그들은 서울 마포구 가양대교 근처 공터에서 자신이 직접 연구하고 만든 모형 항공기를 하늘에 날린다.

모형비행기의 매력을 묻자 한 회원은 취재를 나온 기자에게 "하늘을 제대로 본 적이 몇 번이나 되나요?"라고 반문한다.  

 

 

한국모형항공협회 회원들3



경력 8년차 김진성(58)씨는 "모형비행기를 하고 나서 하늘을 보는 습관이 생겨 좋다"며 호방한 웃음을 짓는다.

"시원하게 펼쳐진 하늘을 보면 일할 때 받는 스트레스는 말끔히 사라지고 자유를 느낀다"며 한켠에 세워뒀던 비행기를 조종이기 시작한다. 그의 손짓에 따라 프로펠러가 움직이고, 모형비행기는 서서히 앞으로 나아간다. 그러다 금세 속도가 붙더니 힘차게 하늘로 박차 오른다.

모형비행기가 날자 시원하게 탁 트인 하늘이 눈에 들어온다. 그 순간 취재의 긴장감도 사라진다.

모형비행기가 하늘을 날 때 땅에선 미니카가 트랙을 달린다.

인천 동구 송림동에 위치한 청하 미니카 경기장은 매주 일요일 4살 꼬마부터 50대 할아버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로 북적인다. 한쪽에 마련된 책상 위에는 다양한 디자인의 미니카가 놓여지고. 그 곁의 거대한 트랙에선 미니카들이 속도 경쟁을 한다.  

 

 

2014091601000254900017674



일명 태풍아저씨로 불리는 김용재(55)씨는 미니카를 30년 이상 즐긴 마니아 중 마니아다. 그는 미니카의 장점으로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꼽는다. "미니카는 아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라며 "트랙 위에서 젊은 사람과 경쟁을 하다 보면 나이를 잊고 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고 아이처럼 웃는다.

족구는 몸을 움직이고 싶은데 체력에 자신이 없고 다치는 것이 걱정되는 사람에게 좋은 운동이다. 나이가 들면서 하체가 얇아짐을 느끼는 시니어세대에게 족구는 '젊음'을 회복하는 비법이다.

서울 양천구 '신월 족구단'의 차석환(41) 감독은 "족구는 체력의 부담이 적고 쉽게 화합할 수 있는 운동이면서 허벅지와 엉덩이 힘을 기르는 종목"이라며 "엉덩이부터 허벅지로 내려오는 하체 라인이 탄탄해진다"고 말한다. 그는 "건강한 노년 생활을 위해 족구 만한 운동이 없다"며 시니어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그의 말을 들자 양천구 신원 초등학교에 모인 50여 명의 시니어 회원들의 하체에 자연스레 눈이 간다. 공을 찰 때마다 반바지 아래 숨겨진 근육이 꿈틀거리는데 웬만한 젊은 사람보다 더 건강한 에너지가 발산된다.  

 

 

내가 족구왕1



취미로서 때로는 놀이로서 매력적인 게 '악기'다. 기타, 드럼 등 악기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고 함께 즐기는 동호회도 활성화되어 있다. 그 중 '색소폰'은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다. 일산 자바 색소폰 클럽의 회장 이근성(57)씨는 색소폰의 매력으로 '분위기 있는 음색'을 1순위로 꼽았다.  

 

 

색소폰동호회3


색소폰의 풍부하고 유연한 음색으로 연주자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 낼 수 있는 감성이 중·장년의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색소폰은 마우스피스와 리드의 조합에 따라 음색이 결정되는데, 부드러운 속삭임이나 앙칼진 고음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어 연주하다보면 어느새 연주자와 악기가 대화를 나누는 듯한 일체감을 느낀다고. 푸근하고 허스키한 서브톤부터 찢어지듯 절규하는 칼톤까지 다양한 음색과 주법으로 인간이 갖는 육성의 한계를 극복해 내는 것도 중년들의 감성을 흔든다.

이씨는 "연습실을 찾아 신나게 몇 곡 연주하다 보면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가는 기분"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운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건강하게 오래 사는 노하우'가 화두다. 모형비행기, 미니카, 족구, 색소폰, 바리스타, 댄스 등 동호회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젊고 건강했다.

'아이처럼 재미있게 사는 것', 100세 시대를 즐기는 장수 비결은 '놀이'에 있었다.

김동민 기자 7000-ja@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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