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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3연속 불계패… 알파고전 유일한 해법은 ‘패싸움’

입력 2016-03-13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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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대국> 이세돌, 알파고에 3연패<YONHAP NO-2148>
이세돌 9단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구글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의 5번기 제3국 맞대결에 패한 뒤 기자회견장에 입장해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

 

그래도 알파고의 약점은 있을 줄 알았다. 이세돌은 집요하게 전투적으로 형세를 끌고 가기위해 노력했지만 끝내 반전은 없었다.

이세돌 9단은 1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3국에서 알파고에 176수 만에 불계패를 당했다.

5판 3선승제로 진행되는 이번 대국의 최종 승자는 인공지능 알파고로 돌아갔다.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2억원)는 알파고가 차지하게 됐다. 알파고가 우승했지만 대국은 5국까지 진행된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격돌은 13일 4국, 15일 5국이 펼쳐진다.

이세돌은 1국에서 알파고의 성향을 파악하지 못한 탓에 약간 무리수를 두며 탐색전을 펼치다 상대 페이스에 말려 완패했고, 2국에서는 안정적인 운영이 오히려 패배로 이어졌다. 이세돌은 제2국 이후 기자회견에서 “알파고가 완벽한 대국을 펼쳤다”고 상대를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두 차례 패배를 통해 이세돌이 찾은 해법은 초반 흐름에서 강공으로 승기를 잡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쉽게 당할 알파고가 아니었다. 이세돌은 수시로 전투적인 상황을 만드는 등 복잡한 형국으로 끌고 갔음에도 알파고의 대응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오히려 이세돌은 좌변에서 상당한 위기를 초래했다.

알파고에 대한 가장 큰 의혹은 패싸움이었다. 알파고는 지난 두 차례 대국에서 철저하게 패싸움을 기피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세돌은 제3국에서 하변에 침투를 감행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패싸움으로 몰고 가며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그러나 알파고는 패싸움을 할 줄 모른다는 일각의 예상을 처참히 깨뜨렸다. 반드시 필요한 상황에서는 패싸움으로 맞대응했고, 결국 이세돌은 팻감 부족으로 끝내 돌을 던지고 말았다. 세 차례 모두 각기 다른 전술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이젠 모두가 알파고의 실력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세돌의 천적이자 중국 최강고수 커제(柯潔·18) 9단도 12일 인민일보 인터넷판 인민망(人民網)을 통해 ”알파고의 바둑은 거의 완벽했고 실수가 없었다“며 ”비록 후반부에서 약간 문제가 있었는데 의미가 없다. 안정적으로 승리한 바둑이다“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이세돌 9단에게 희망은 없는 것일까.

이세돌은 제3국 후 기자회견에서 ”알파고가 아직 신의 경지에 오른 것은 아니다. 분명히 약점은 있다. 1, 2국에서도 조금씩 약점을 보였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알파고는 패싸움을 자제하는 성향이 짙었다. 패가 나면 경우의 수가 상당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제3국에서도 만약 이세돌 9단에게 팻감이 더 많았다면 전세를 뒤집을 수 있었다.

좀 더 과감한 전투를 통해 극단적으로 패싸움을 시도하는 전략은 충분한 승산이 있다. 제3국에서처럼 모 아니면 도라는 식으로 계속 기세를 유지하지 않고, 다시 안정적으로 흐름을 바꾸지만 않는다는 가정에서다.

물론 패싸움에서 확실하게 이긴다는 보장은 없으며, 팻감을 인위적으로 만드는데 치중하다간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하고 흔들릴 수 있다.

제4국에서는 이세돌의 반격이 시작될 수 있을까. 13일 오후 1시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리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맞대결에 다시 한 번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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