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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철강·자동차”…한·미 통상마찰 전방위 확산

입력 2018-02-18 15:09 | 신문게재 2018-02-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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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태양광 패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이어 철강 수입규제 권고까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인한 한미간 통상 마찰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양국간 통상 마찰은 최근 불거진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를 계기로 자동차 분야로까지 번지며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업계와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WTO 제소 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점이다. 향후 한미 통상 마찰로 인해 우리 업체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대미 수출 업계에 따르면 올초부터 거세지고 있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한국의 대미 수출 기업들이 비상 상태에 놓였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철강 수출국에 적용할 수입규제 권고 등을 담은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했다. 보고서에는 한국을 포함한 12개 국가에 대해 53%의 관세를 적용하거나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24%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국가별 대미 수출액을 2017년의 63%로 제한하는 방안 등 3가지 제재 안건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 11일까지 상무부 제안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업계는 수입산 철강에 대해 관세 및 쿼터 등의 조치를 할 경우 대미 철강 수출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미 통상마찰은 지난달 22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수입산 세탁기와 태양광 전지·모듈(패널)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을 공식화 하면서 불이 붙었다. 미국은 수입산 대형 가정용 세탁기에 대한 저율관세할당(TRQ) 기준은 120만대로 설정하고, 첫해에는 120만대 이하 물량 20%, 초과 물량에는 50%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연간 약 300만대의 세탁기를 판매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40% 물량 약 1조원에 달하는 피해가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미국 현지 세탁기 공장 가동 및 완공시기를 앞당기는 등 불가피한 비상 조치를 취했다. 태양광 패널에도 1년차 30%, 2년차 25%, 3년차 20%, 4년차 15%의 관세율이 정해져 한화큐셀, LG전자, 현대중공업 등 국내 수출 업체가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미 통상 마찰은 3월 초 미국에서 재개되는 한미FTA 3차 협상에서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안인 자동차 문제를 두고 1·2차 협상에서 양측이 신경전을 벌여온 만큼 미국 통상당국이 우리 수출기업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는 무리한 협상안을 제시할 공산이 크다.

이윤 인천대 무역학과 교수는 “슈퍼갑인 미국을 상대로 우리 기업이 ‘억울한’ 관세 패널티를 받고 있지만 실상 WTO 제소 외에 믿을 만한 곳이 없다”며 “정부가 유럽 등 대미 무역 마찰을 빚는 국가들과 공동 전선을 펴는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훈 기자 yes@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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