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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포레, 드뷔시, 시마노프스키, 쇼팽’ 나는 듯 경쾌하게 혹은 예민하게…라파우 블레하츠&김봄소리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듀오앨범 ‘포레, 드뷔시, 시마노프스키, 쇼팽’ 발매, 듀오콘서트 계획 중인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라파우, 크리스티안 짐머만 이후 30년만에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폴란드 피아니스트, 김봄소리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 준우승자
2020년까지 아탈리아, 스페인, 독일, 미국 투어 예정

입력 2019-02-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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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우 블레하츠 김봄소리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듀오앨범 ‘포레, 드뷔시, 시마노프스키, 쇼팽’을 발매했고 2020년까지 듀오콘서트를 계획 중인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오른쪽)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나를 듯한 바이올린과 피아노 선율. 온 생명이 피어나는 듯 한껏 내달리다 봄 오후처럼 나른한가 싶더니 예민하게 울먹인다.

 

1월 25일 도이치 그라모폰(이하 DG)에서 듀오앨범 ‘포레, 드뷔시, 시마노프스키, 쇼팽’을 발매했고 2020년까지 듀오콘서트를 계획 중인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Rafal Blehacz)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가 연주하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와 듀오 버전으로 편곡된 쇼팽의 ‘녹턴’은 그랬다.
 

라파우 블레하츠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저의 첫 번째 실내악 협업입니다.”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문을 연 라파우 블레하츠는 크리스티안 짐머만(Krystian Zimerman) 이후 30년만인 200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폴란드 출신의 피아니스트다. 

 

그는 2016년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에서 처음 본 김봄소리의 연주에 빠져들어 듀오앨범 및 콘서트 프로젝트를 직접 이메일로 제안했다. 

 

“첫 무대인 베토벤 소나타부터 인상적이었습니다. 음색과 톤을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죠. 이후로 포레, 시마노프스키 등을 연주했는데 출전 연주자 중 가장 인상적인 바이올리니스트였어요. 세 번째 무대에서 오케스트라와 모차르트, 바흐를 비롯해 쇼스타코비치, 비에니아프스키 등을 연주했는데 첫 무대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오케스트라와 잘 어우러졌습니다. 내 마음 속 1위는 김봄소리였죠.”

라파우와 함께 듀오앨범 및 콘서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DG에서는 이번 앨범이 전설적인 명반으로 꼽히는 30년 전 크리스티안 짐머만과 정경화 듀오앨범의 오마주 같은 느낌이 든다며 많은 서포트와 기대를 해줬다”고 말을 보탰다.

이번 앨범에는 가브리엘 포레(Gabriel Faure), 클로드 아실 드뷔시(Claude Achille Debussy), 카롤 시마노프스키(Karol Szymanowski)의 소나타와 프레데릭 쇼팽(Franciszek Chopin)의 ‘녹턴’이 담겼다.


◇폴란드와 프랑스 음악의 유사성 찾기 ‘포레, 드뷔시, 시마노프스키, 쇼팽’

라파우 블레하츠 김봄소리
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듀오앨범 ‘포레, 드뷔시, 시마노프스키, 쇼팽’을 발매했고 2020년까지 듀오콘서트를 계획 중인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오른쪽)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전주가 굉장히 긴, 첫곡 ‘포레’를 연주하는데 너무 편하게 음악적 호흡이 맞았어요.”

라파우와의 음악적 호흡에 대해 이렇게 전한 김봄소리는 “그때부터 어떤 식으로 했는지 기억이 안날만큼 몰입해서 리허설을 했다. 라파우는 음악적 아이디어 뿐 아니라 삶에 대한 철학적 사고도 많은 사람이어서 대화를 통해 많은 걸 나눴다”고 덧붙였다.

라파우는 “전세계 관객들이 좋아할만한 곡을 상의해 결정하는 과정이 자연스러웠다”며 ‘포레, 드뷔시, 시마노프스키, 쇼팽’의 프로그램 선정 과정을 전했다.

김봄소리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포레의 소나타는 김봄소리가 연주하고 싶다고 했던 곡이에요. 김봄소리가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에서 연주했던 곡인데 아주 좋은 생각이다 싶었어요. 제가 연주하고 싶었던 시마노프스키 소나타와도 잘 연결된다고 생각했거든요.”


라파우의 설명에 김봄소리는 “앨범을 내기 전부터 피아노와 함께 하는 실내악 앨범을 낸다면 꼭 포레의 소나타를 다루고 싶었다.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특징이 정말 잘 살아 있는 곡이기 때문”이라며 “포레의 소나타를 첫 트랙에 배치했다. 유명한 작품이지만 자주 연주되지도, 레코딩도 많지 않은 곡”이라고 부연했다.

라파우는 “두곡(프랑스의 음악가 포레와 폴란드 작곡가 시마노프스키 소나타) 사이에 프랑스적이면서도 폴란드적인 드뷔시의 곡을 배치했다”며 “쇼팽은 폴란드 출신의 (천재적인 피아니스트) 어머니와 프랑스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음악가다. 프랑스와 폴란드 음악의 연결고리이자 이번 앨범의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프랑스와 폴란드 작곡가들은 스타일적으로 유사성이 많아요. 이번 앨범에 수록된 작곡가들은 더 그렇죠. 음색의 폭, 컬러, 사운드, 셰이드 등을 다채롭게 보여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2020년까지 함께 세계로! “우리 제법 잘 어울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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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듀오앨범 ‘포레, 드뷔시, 시마노프스키, 쇼팽’을 발매했고 2020년까지 듀오콘서트를 계획 중인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오른쪽)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크리스티안은 많은 조언을 주셨지만 실내악에 대해서는 어떤 조언도 주시질 않았어요. 음악 뿐 아니라 그 외의 것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이자 멘토죠.”

크리스티안 짐머만에 대해 3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소통하는 “친구이자 멘토”라고 표현한 라파우는 2003년 처음 인연을 맺게 된 베를린 필하모닉 수석악장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다니엘 스타브라바(Daniel Stabrawa)에게 들었던 조언을 전하며 파트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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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 그라모폰에서 듀오앨범 ‘포레, 드뷔시, 시마노프스키, 쇼팽’을 발매했고 2020년까지 듀오콘서트를 계획 중인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오른쪽)와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사진제공=유니버설뮤직)

“다니엘의 말처럼 음악에 대해 유사한 이해도를 가진 파트너를 찾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정말 아름답고 개성있는 독특한 음악적 해석이 나올 수 있거든요. 개별적으로 훌륭하더라도 음악적 이해도가 정반대일 경우엔 협연으로 좋은 결과를 내기 어럽죠.”

 

그리곤 첫 번째 실내악 협연 파트너인 김봄소리에 대해 “연주를 처음 듣고 저와 음악적 이해도가 비슷하다는 걸 느꼈다. 함께 작업하면 흥미로운 결과물이 나오겠다는 기대감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봄소리가 당연히 잘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잘할 줄은 몰랐어요. 이해하기 어려운 분분도 있었을텐데 시마노프스키 소나타가 가진 폴란드 정서를 정말 잘 잡아냈죠. 이 소나타 역시 DG에서는 연주한 적이 없는 곡이에요. 우리는 DG 아티스트 중 최초로 이곡을 녹음했죠.”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24번 F장조’, 포레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A장조’, 드뷔시 ‘바이올린 소나타 G단조’, 시마노프스키의 ‘바이올린 소나타 D단조’를 연주할 라파우와 김봄소리의 듀오콘서트는 21일 울주(문화예술회관), 22일 대구(수성아트피아), 23일 서울(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을 거쳐 2020년까지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미국 투어 등이 예정돼 있다.

“이 프로그램으로 전세계 팬들에게 우리만의 음악적 해석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2020년) 그 후에 대해서는 아직 김봄소리와 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았지만 긍정적일 거라고 생각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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