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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깜짝메달’? NO”… 땀과 눈물을 믿었다

입력 2018-02-25 10:46 | 신문게재 2018-02-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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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1점 따라붙은 대한민국<YONHAP NO-1761>
25일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올림픽 여자 컬링 결승전 대한민국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한국 김경애가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연합)

 

“우리가 메달 딸 줄 예상도 못했다고요? 우린 알고 있었어요. 그 동안 흘린 땀과 눈물을 믿었으니까요.”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깜짝 메달’이 유난히 많았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불굴의 투혼이 역사를 만들어냈다.


◇ “10년 이상 함께 갈고 닦았어요” 여자컬링

“상대가 누구인지 몰라도 상관없어요. 우리만 열심히 준비하면 되지 않나요?” 평창 최고의 ‘깜짝 스타’로 등극한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의 승리 비결이다. 이들은 적을 두려워하지 않고, 스스로와 팀원들을 믿었다.

예선부터 세계 순위가 앞선 나라들을 하나 둘 꺾고 돌풍을 일으킬 때만 해도 ‘운’ 또는 ‘혼 그라운드 이점’ 덕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김은정 스킵(주장)을 비롯한 5명의 선수는 지난 10년 동안 오직 올림픽만을 향해 달려왔다. 자칫 집중력을 잃을까 우려해 대회 기간 중 일체 휴대폰을 켜지 않았다. “영미~”하는 외침이 왜 그렇게 인기인 줄 정말 몰랐다. 평정심을 잃지 않고 오로지 경기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이들은 새 역사를 썼다.



◇ 빙속 김태윤·차윤수·김민석 “평창에 맞춰 치열하게 준비했어요” 

 

[올림픽] 레이스 펼치는 김태윤<YONHAP NO-6066>
지난 23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경기에서 대한민국 김태윤이 레이스를 펼치는 모습. (연합)


“평창올림픽을 위해 모든 것을 바꾸며 준비했습니다.”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깜짝 동메달을 선사한 김태윤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곧장 몸무게를 5kg 정도 빼고, 스케이트 날도 강도를 높여 바꿨다. 코너 주법까지 강릉경기장에 맞춰 완전히 바꿨다. 갑작스런 변화에 대회 직전까지 좀처럼 성적이 나지 않아 모두 이번 성적을 ‘깜짝 동메달’이라고 했지만 그는 이미 자신이 있었다.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딴 18세 고교생 김민석도 ‘깜짝 메달’이라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그동안 아시아 선수 누구도 메달을 걸어보지 못했던 불모지였기에 더욱 그러했다. 자신도 최종결과가 나왔을 때, 잠시 혼이 나간 듯한 표정을 지을 정도였다. 그러나 김민석은 ‘평창을 찍고 베이징에서 큰 일 낸다’는 자신만의 목표를 위해 묵묵히 달려왔다.

0.01초 차이로 남자 500m에서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차민규는 사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메달 기대주’로 조차 분류되지 못했다. 올 시즌 월드컵 성 적 등이 워낙 세계 최정상권과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모두가 훈련을 끝낸 후에도 끝까지 스케이트 날을 갈고 닦았다. 묵묵히 훈련에 매진하며 큰 무대에서 ‘한 건’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고, 그렇게 모두를 놀라게 했다.



◇ 레데츠카, 스노보드-알파인 동시 첫 금메달 ‘신화’ 

 

[올림픽] 2개 종목 석권 에스터 레데츠카 질주<YONHAP NO-4619>
24일 강원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여자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체코 에스트 레데츠카가 슬로프를 질주하고 있다. (연합)


체코의 에스터 레데츠카는 스키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제까지 누구도 이뤄내지 못했던 여자 알파인 슈퍼대회전과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이라는 완전히 다른 두 종목에서 동계올림픽 최초의 동반 우승을 차지했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이 주종목인 레데츠카는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대회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안나 파이트(오스트리아)와 ‘스키 여제’ 본(미국) 등 전설들을 물리치고 금메달을 따내 대회 최고의 화제를 낳았다. 스노보드와 알파인스키 동시 출전이 이미 최초였기에 일부 보도에선 ‘재미삼아’ 출전해 기적을 이뤄냈다고 평하기도 했다. “누구도 도전하지 않았기에 도전할 수 있었다”고 말하는 그녀는 실제로 이번 대회 어떤 경기에서든 거침이 없었다.



◇ ‘스키 여왕’을 꺾은 집념과 노력, 미셸 지생 

 

[올림픽] 내가 해냈어!<YONHAP NO-4320>
22일 강원도 정선 알파인 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복합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스위스 미셸 지생이 피니시라인 통과후 기록을 확인하며 환호하고 있다 . (연합)

기술과 스피드 모두를 가져야 우승할 수 있다는 알파인스키 복합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지난 22일 열린 여자복합 경기에서 ‘스키 여제’ 린지 본(미국), 그의 후계자로 지목되었던 미케일라 시프린(미국)이 아닌, 이제까지 한 번도 월드컵 우승 경험이 없던 스위스의 미셸 지생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본은 아예 실격했고, 시프린은 회전에서 뒤져 은메달에 그쳤다.

지생은 언니를 지극제로 해 오랜 꿈을 이뤘다. 2014년 소치 대회 여자활강 금메달리스트인 도미니크의 감격을 늘 머리 속에 새기며 린지 본을 이기는 꿈을 꿔 왔다. 특히 ‘회전’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마음으로 4년 동안 실력을 갈고 닦았고 그 전략은 그대로 성공했다.

오학열·강진 기자 kungkung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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