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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감동의 명장면들… 0.01초 차 투혼·경쟁자와의 따뜻한 포옹

입력 2018-02-25 11:12 | 신문게재 2018-02-2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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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태극기 들고<YONHAP NO-6616>
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승훈이 정재원과 태극기를 들고 트랙을 돌고 있다. (연합)


25일 폐막하는 평창올림픽에서는 감동의 명장면이 많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혼, 경쟁자를 따뜻하게 안아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워주는 멋진 스포츠맨십이 전세계를 감동시켰다.



◇ 이승훈, ‘철인’을 넘어 ‘전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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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 경기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승훈이 환호하고 있다.(연합)

24일 남자 매스스타트 결승 후 이승훈은 하염없이 울었다. 올림픽 공식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경기에서 7분 43초 97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승훈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 5,000m를 시작으로 10,000m, 팀 추월, 매스스타트까지 모든 장거리 경기에 출전하며 ‘나이’와 ‘한계’를 잊은 투혼을 보여준 그에게 크라머르 등 경쟁자들은 한결같이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려 주었다.

이승훈은 그러면서도 함께 마지막까지 레이스를 이끌어 준 어린 고등학생 후배 정재원에게 감사를 전했다. “재원이와 함께 금메달을 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해 결혼하고도 평창올림픽 준비를 위해 신혼여행까지 미뤄야 했기에 아내에게 감사해 했다. “좋은 곳으로 여행을 가야 할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 이상화-고다이라의 포옹과 눈물 

 

[올림픽] 이상화-고다이라 나오 '오륜 선글라스 ..
지난 20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공식 한국어 인스타그램인스타그램 계정에 한국의 이상화와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오륜문양의 선글라스를 끼고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돼 훈훈한 감동을 주었다. (연합)


마지막 올림픽 무대가 될 것이라며 500m에 최후의 투혼을 불살랐던 이상화. 바로 앞조에서 뛴 일본의 고다이라에 0.39초차로 뒤져 은메달을 확정된 것을 안 순간, 이상화는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500m 올림픽 3연패라는 전인미답의 목표를 위해 은퇴까지 미루고 맹렬히 훈련해 왔기에 이상화는 만감이 교차한 듯 굵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 그에 따른 하지정맥류 등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오직 평창만을 보고 달려온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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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경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리는 이상화를 위로하고 있다.(연합)

‘폭풍 오열’하는 이상화의 곁으로 우승자 고다이라가 다가왔다. 그는 이상화를 따뜻하게 안으며 한국말로 “잘했어”라고 이상화를 격려해 주었다. 최고의 라이벌이자 세계최고 선수에 대한 존경의 표시였다. 이상화도 고다이라를 안으며 그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 두 스케이트 영웅의 뜨거운 우정과 서로에 대한 경외감은 전 세계 팬들을 감동시켰다. 팬들은 눈물을 흘리며 태극기를 들고 링크를 도는 이상화에게 “울지마! 울지마!”를 연호해 주었다.

 


◇ ‘0.01초 차’ 환호와 탄식, 이상호 차민규 

 

[올림픽] 환하게 웃는 이상호<YONHAP NO-4709>
24일 강원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남자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이상호가 시상대에 올라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

 

고랭지 배추밭에서 실력을 쌓은 이상호는 지난 24일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네빈 갈마리니(스위스)에게 0.43초 차로 아깝게 졌으나 한국 스키 58년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시상대에 올랐다. 은메달이었다.

이상호는 그러나 자칫 결승전 진출을 못할 뻔 했다. 준결승에서 슬로베니아의 얀 코시르를 맞아 마지막까지 피를 말리는 혼전 끝에 막판 스퍼트로 0.01초, 그야말로 발 톱 거리 만큼 빨리 먼저 들어와 기적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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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확정지은 대한민국 차민규가 마지막조 선수들의 기록을 보다가 눈을 가리고 있다. (연합)

반대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출전한 차민규는 0.01초 차이로 아깝게 금메달을 놓쳤다. 그는 지난 19일 열린 남자 500m에서 34초42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는데 1위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 기록이 34초41였다.

내심 금메달까지 기대했던 “짧은 다리” 탓에 금메달을 놓친 것 같다며 웃었지만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벅차다”며 감격해 했다. “당초 목표가 3위권이었기에 겸손하게 결과를 받아들였다”며 나이답지 않은 무게감을 보여주었다.

 


◇ ‘베테랑’ 화이트의 막판 뒤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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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승 3차 시기에서 미국의 숀 화이트가 97.75점을 기록하며 우승을 확정짓고 기뻐하고 있다.(연합)
 

 

미국의 숀 화이트는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스노보드에서 3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미 ‘전설’로 통했지만 은퇴를 앞둔 32세의 나이에 예선에서 예전 같이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 주진 못했기에 감동은 더 컸다. 

 

 

[올림픽]
‘스노보드 황제’ 숀 화이트가 지난 15일 강원도 평창 메달 플라자에서 열린 시상식 후 핸드프린트를 한 뒤 본을 뜬 자국을 들고 있다. (연합)

 


하지만 그에겐 금메달을 따내고 은퇴하겠다는 강한 열망이 있었다. 화이트는 14일 스노보드 남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일본의 새로운 전설 히라노 아유무(20)에 2차 결선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그는 누구도 생각치 않았던 반전을 꿈꿨다. 공식 경기에서 한 번도 해 보지 않았던 2연속 더블 콕 1440(4바퀴)에 도전했고 완벽하게 성공했다. 3차 결선 점수는 97.75점, 역대 올림픽 최고점이었다.

조성준·이수복 기자 cho@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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