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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소국(小國)' 행보 '중국'을 '지나'로 부르는 이유

입력 2016-08-0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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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영철팀장
라영철 정책팀장
‘사드’의 한국 배치와 관련해 중국 정부를 포함한 중국 언론의 행태가 무례하고 치졸하기 그지없다. 중국 언론들은 8일 방중한 더불어민주당 의원 6명을 ‘사드 반대파’라며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일부 의원들의 중국 유학 경력까지 언급하며 아직 우리나라에서 이름도 얼굴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초선 의원들을 치켜세우며 호들갑이다.

더민주 방중단에 포함된 국내 모 대학 교수는 홍콩 봉황TV가 방송한 ‘사드’ 관련 토론회에서 “왜 미국이 북한을 직접 공격하지 않고 한국에 ‘사드’를 배치할까요? 목적이 북한이 아닌 중국이기 때문입니다”라며 중국 측 주장에 힘을 보탰다.

관영 환구시보는 “한국이 미국의 꾐에 빠져 바보 짓을 했고 청와대의 중국 비난은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전자시보는 사설을 통해 “정부가 한국 상품 수입을 저지해야 한다”며 노골적인 경제 보복 여론을 부추겼다.

중국의 수출입 통관 업무를 총괄하는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도 지난 6월 북한과의 교역을 전년 대비 9.4%로 늘렸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남중국해 분쟁 관련 판결도 중국은 인정하지 않고 있다. 되레 ‘이지스함’을 남중국해에 추가 배치해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처럼 중국은 자칭 대국(大國)이라지만 스스로 ‘소국(小國)’의 모습을 국제사회에 보여주고 있다.

한반도 ‘사드’ 배치 결정과 남중국해 영유권 판결 과정에서 보여주듯 중국은 미국에 대한 반감을 지나칠 정도로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제는 ‘국제경찰’로 불리는 미국의 대안으로 중국이 세계를 관리하고 지도해야 하는 리더인 양 나서는 모양새다.

광대한 시장을 갖고 있어 국제적 위상이 올라간 중국이 자부심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중국이 그토록 혐오하는 미국을 대체해서 세계를 설복(說伏)할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고 스스로 실천하고 있는지 되짚어 보면 오히려 말과 행동이 너무 다르다. 비관세 장벽을 치며 자국산 제품 사용을 강요하고 해외기업의 자국 회사 인수를 불허하는 등 리더로서의 모습은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중국의 판단과 행동에 큰 우려가 생긴다. 최근 우리나라 젊은이들 사이에서 ‘반중(反中)’감정이 높아지면서 “‘중국(中國)’이라 부르지말고, ‘지나(China)’라고 부르자” 라는 말들이 자연스레 확산되고 있다. ‘지나’는 중국을 비하하는 호칭으로 중국인들은 가장 듣기 싫어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민족주의적 선비들은 중국을 중국이라 부르지 않고 ‘차이나’를 다시 한자로 쓴 ‘지나(支那)’라는 호칭을 자주 써왔다. 독립운동가인 단재 신채호 선생은 그의 수많은 저서에서 중국이라는 표현 대신에 지나로만 표현하고 있다. 

 

단재의 유명한 조선상고사에도 중국을 지나로 지칭하고 있다. 이는 과거 중국의 속방(屬邦)으로 눌려온 조선의 자존심을 살리는 한 방편이었던 것으로도 해석된다일본 우익파들도 ‘지나’라는 표현으로 중국을 하대하고 있다. 이는 중국이 ‘소국(小國)’ 행보를 자초했기 때문이다.

 

라영철 정책팀장 eli700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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