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뉴스 > 오피니언 > 브릿지칼럼

[브릿지 칼럼] 소기업 자금난 해소를 위해 ERP 활용해야

입력 2023-09-10 13:51 | 신문게재 2023-09-11 19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023070601000433500018191
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

소상공인을 비롯한 소기업은 비록 규모가 영세할지라도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통계청의 사업체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종사자 수 1~50인 미만의 소기업 사업체 수는 약 603만 개로 전체 사업체 수의 99.1%를 차지한다. 또한, 소기업에 종사하는 인원은 약 1651만 명으로 전체 고용의 66.2%를 차지한다. 이처럼 소기업은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있지만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 속에 여전히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23년 7월에 실시한 중소기업 자금 현황 및 금융이용 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매출액 10억 미만인 기업 중 59%가 여전히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매출액 200억원 이상 기업은 11.1%만 자금 사정이 곤란하다고 답해 규모가 작을수록 자금사정이 더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소기업은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을 통해 대출을 받기가 매우 까다롭다. 대출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신뢰성 있는 재무정보가 필요하지만 기장 또는 공시 의무가 없는 소기업은 재무정보가 아예 없거나 있다고 해도 그 신뢰도가 매우 낮다. 재무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낮기 때문에 대출을 받는다고 해도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하거나, 필요한 만큼의 자금을 조달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소기업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활용 확대가 소기업 자금 공급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ERP는 기업의 재무, 운영 등 핵심 업무 절차를 자동화해서 관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이다. 여기에는 소기업의 각종 세금 신고, 장부기장 업무 등을 자동으로 처리하고, 재무정보를 자동으로 수집·생성할 수 있는 시스템인 자동장부도 포함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소기업 중에서 ERP를 활용하고 있는 소기업 비중은 2012년 28.7%에서 2019년 58.2%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ERP를 활용하는 소기업이 늘어나면, ERP를 통해 수집·생성된 재무정보가 금융기관에 실시간으로 제공될 수 있기 때문에 소기업의 재무정보 부족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ERP 시스템 활용 확대가 실제 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증가로 이어질까? 이에 대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OECD 17개 국가의 연도별 데이터(2009~2019년)를 이용해 인과관계 분석을 수행한 파이터치연구원에 따르면, ERP를 활용하는 소기업이 1% 증가할 때 자금 공급량(대출)은 0.1% 늘어난다. 해당 결과는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등 소기업 대출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을 동일하게 조정한 후, 순수하게 ERP 활용이 대출에 미치는 인과관계 분석을 통해 나온 수치다. 이는 소기업이 대출을 받기 어려운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재무정보 부족인데, ERP를 활용하면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다.

소기업의 ERP 활용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하더라도 여전히 절반 가까운 소기업들이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소기업의 자금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ERP 활용을 촉진해야 한다. 그 방안으로 ERP 도입 소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금융기관에 재무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는 자동장부(이지샵 등)에 대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 

 

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