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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첨단의 은빛, 따스한 추억을 품다

[은밀한 서울 투어]⑪ IT기업·방송사 메카 DMC의 속살

입력 2015-01-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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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을 따라 서해로 가는 길목, 서울 서북지역에 난꽃과 영지가 자라는 섬이 있었다. ‘난지도’라는 예쁜 이름과 달리 이 섬은 넘쳐나는 서울 쓰레기를 받는 매립지였다.

 

그로부터 45년, 난지도는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다. 1970년대 쓰레기 매립지에서 1990년대 친환경신도시로, 2002년 월드컵 메인스타디움으로 각광받던 상암동은 현재 방송사, 언론사, IT기업 등 4만명의 인력이 종사하는 거대한 디지털미디어시티(DMC)로 탈바꿈했다.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상암의 중심은 단연 MBC다. 미리 터를 잡고 있던 CJ E&M, KBSN, SBS플러스, YTN 등이 있지만 지난해 MBC가 이전을 완료하면서 미디어시티로서 모양새를 완성했다. 최근 JTBC가 이전을 완료했고 조선일보, 채널A 등도 ‘광화문 시대’을 마감하고 상암동 이전을 준비 중이다. 

 

이제 상암동은 쓰레기 더미에서 대한민국 ‘방송 1번지’로 거듭나고 있다. 

 

서울투어-상암동방송사주변20
1970년대 쓰레기 매립지였던 마포구 상암동은 현재 MBC, SBS플러스, YTN, CJ E&M, JTBC 등이 입주한 미디어시티로 탈바꿈했다.

◇ 엘사, 김연아처럼 스케이트 타볼까… MBC 스케이트장

지난해 12월 19일 개장한 상암동 MBC 스케이트장은 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상암의 명소로 떠올랐다. 한때 한학수 PD 등 제작부서 인원들에게 직접 관리를 맡겨 논란을 빚기도 했지만 개장 후 약 4만5000명, 약 35일간 1300명의 이용객이 다녀갈 만큼 인근 주민들에게 인기다. 

  

MBC신사옥개발팀의 조남호 차장은 “스케이트장의 수용인원은 대략 450명 선이지만 안전을 위해 한 회 입장할 때마다 인원을 300명으로 제한한다”고 밝힌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운영되며 1회는 1시간, 이용요금은 성인, 어린이 구분없이 1회(1시간)에 3000원이다. 안전을 위해 장갑과 헬멧을 착용하지 않으면 스케이트장에 들어갈 수 없다. 

 

조차장은 “헬멧은 스케이트장에서 대여할 수 있지만 장갑은 이용객이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귀띔한다.  

 

서울투어-상암동방송사주변17
"씽~씽" 김연아 언니나 엘사처럼 달려볼까? 상암동 MBC 스케이트장은 헬멧과 장갑을 착용하지 않으면 입장불가다.

초등학교 1학년, 3학년 두 딸의 엄마인 조수예(44)씨는 “서울시청이나 인근 월드컵 경기장 스케이트장보다 빙질이 깨끗하고 MBC가 직접 안전관리를 해 믿을 만하다”고 말한다. 

 

 

상암동 주민인 회사원 강은하(40)씨는 “상암동 인근에 놀거리가 부족했는데 스케이트장이 생겨 휴가를 내서 딸과 함께 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낸다. 

 

강씨의 딸인 정혜원(9·상지초 2)양은 “스케이트를 타는 게 재밌다. 마치 엘사가 된 기분”이라며 해맑게 웃는다. 스케이트장은 내달 8일까지 운영 예정이며 이후 활용방안은 현재 논의 중이다.


◇ 라디오의 추억에 빠져보자 ‘디지털 예쁜엽서전’-‘보이는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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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엽서전'이 디지털기기인 스마트폰을 통해 부활했다. 청취자가 직접 손으로 그려 보낸 디지털 '예쁜엽서'

스케이트장 맞은편 MBC미디어홀에서는 ‘디지털 예쁜엽서전’이 향수를 자극한다. ‘디지털 예쁜 엽서전’은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이용해 꾸민 엽서를 전시하고 있다. 

  

‘예쁜엽서전’은 1973년, 당시 라디오 ‘밤의 디스크쇼’ DJ였던 박원웅 전 아나운서가 혼자 보기 아까운 엽서들을 모아 전시했던 것이 시초다. 인터넷이 없던 1980~90년대는 예쁜 엽서의 전성기였다. 

 

그러나 인터넷 발달로 엽서를 쓰는 인구가 줄었고 라디오 사연이 게시판이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전달되면서 ‘예쁜엽서전’도 명맥이 끊겼다. 

 

그러다 지난해 말, 100% 디지털로 전환해 스마트폰을 활용한 ‘디지털 엽서’전이 열렸다. 이번 디지털엽서전에는 총 8585편의 작품이 접수돼 24개 작이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됐다. 


그림을 그리듯 꾸민 디지털 엽서의 수준은 ‘작품’을 뛰어넘는다. 

 

정선의 시골학교 선생님, 결혼 5년차 부부의 투정, 직장에 휴직계를 냈다는 청취자들의 각양각색 사연이 엽서 위를 깨알같이 수놓는다. 

 

전시회에서 만난 주부 김은영(36)씨는 “아이들과 스케이트장에 왔다가 엽서의 추억을 보여주기 위해 전시회를 보러 왔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정성들여 엽서를 보내는지 몰랐다. 내용도 유익해 아이들과 함께 보기 좋은 전시회”라고 감탄했다.

엽서전을 둘러봤다면 MBC 본사 사옥 1층에 마련된 ‘보이는 라디오’ 부스를 방문해보자. MBC ‘무한도전’을 통해 공개된 라디오 부스에서 DJ들이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보이는 라디오’ 시간은 MBC 라디오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천만 영화의 기원은… 영화 박물관  


서울투어-상암동방송사주변6

MBC 맞은편에 위치한 한국영화박물관에서는 우리 영화의 과거와 현재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상암동 MBC 맞은편 한국영상자료원에 위치한 한국영화박물관은 1000만 관객 시대를 맞은 우리 영화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 

  

서울투어-상암동방송사주변16
한국영상자료원 내부에 전시된 필름영사기

매 분기별로 다양한 기획전을 마련하는데 오는 4월 26일까지는 한국영화 100선 포스터가 전시된다. 

 

일제강점기부터 2012년 12월 31일까지 극장에서 개봉하고 현존하는 한국영화 중 100선을 엄선해 유실된 12편을 제외한 89편의 영화 포스터가 전시됐다. 

 

포스터 외에도 유명 영화감독들이 자필로 쓴 대본이나 소장품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어린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 극장, 변사가 스토리를 들려주는 무성영화극장도 따로 마련돼 있다. 

 

부산에서 교사로 재직 중인 이선영(38)씨는 “상암동에 거주하는 큰언니 집에 왔다가 인근 방송사와 영화박물관까지 두루 둘러봤다”며 “부산에서는 접하기 힘든 곳인데 영화박물관을 통해 영화의 역사와 애니메이션에 관심을 갖게 됐다. 또 박물관 내외부에서 촬영하는 팀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고 감상을 전한다. 

 

9살, 12살 딸아이의 엄마인 신경아(45, 마곡동)씨는 “아이들의 체험을 위해 영화박물관에 왔는데 마침 ‘국제시장’의 윤제균 감독이 박물관에서 방송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아이들에게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체험장소”라고 칭찬한다. 영화박물관의 입장은 무료이며 내부 사진촬영도 가능하다. 

  

글=조은별 기자 mulgae@viva100.com
사진=윤여홍 기자 pks1919@viva100.com

 


◇ 각 방송사 홍보담당자들이 추천하는 상암동 맛집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오전에 씽씽 스케이트를 즐겼고 오후에 방송사와 영화박물관을 견학했다면 YTN에서 길을 건너 상암동 주민센터로 넘어가보자. 

 

미처 개발이 덜 된 이곳은 요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연남동 골목길을 연상케 하는 맛집들이 옹기종기 자리잡고있다. 

 

방송사 및 영화사,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얼굴인 ‘홍보우먼’들이 추천하는 맛집 리스트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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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현(CJ E&M 방송홍보팀)

① 남강정통수타면 수타면이라 식감이 쫄깃하고 탕수육은 바삭하다. 누구나 좋아하는 달콤한 소스가 일품이다.

② 지홍이네 족발과 쟁반국수 쫄깃한 족발과 새콤달콤 쟁반국수가 환상 궁합이다. 양도 푸짐하다.

③ 참복집 해장에 으뜸인 맑은 국물이 일품. 미나리와 야채, 국물 리필이 가능한 푸짐한 인심까지.

▶오지은(CGV홍보팀)

④ 인칸토 상암동에 드문 이탈리안 레스토랑. 파스타와 스테이크 모두 합격점. 가격도 합리적이다.

⑤ 6월 작은 일식집. 도톰하게 썰어낸 회가 혀에 착 감긴다. 초밥의 핵심인 회와 밥의 궁합도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점심미팅장소로 각광받는 곳.

▶최수진(코엔미디어 홍보팀)

⑥ 돈탄 MBC ‘무한도전’ ‘무한상사’편에서 정준하가 차린 고깃집으로 등장한 곳. 개그맨 박명수의 매니저 한경호 이사가 운영하는 곳으로 두툼한 제주산 삼겹살이 이 집의 주메뉴다. 김치찌개와 제육볶음으로 구성된 점심메뉴도 맛있지만 줄을 서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는 게 유일한 단점.


▶김소정(MBC 시청자홍보부)

⑦ 나인티모 이태원의 유명 파스타집으로 본점의 맛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⑧ MBC구내식당 여의도 시절부터 소문난 구내식당이 상암동으로 이전하면서 업그레이드됐다. 여의도 시절과 달리 일반인은 방문증을 발부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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