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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문안通] 총선과 '파이터의 봄'

입력 2024-02-21 06:11 | 신문게재 2024-02-2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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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총선이 48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간 표심 잡기와 예비후보들의 공천 경쟁은 달아오르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싸늘함을 넘어 냉소적이다. 정작 저성장과 고물가·고금리 속에 허덕이는 국민들 앞에 ‘닥치고 승리’만 외치고 있으니 딱히 나서 손잡아 줄 정당이나 국회의원 후보자가 없는 것이다.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한 해묵은 총선 구도나 캐치프레이즈도 정치혐오에 한 몫 한다. ‘정권 심판’과 ‘거대 야당 타도’. 벌써 몇 년째인가. 그러는 사이, 도탄에 빠진 민생은 정치가 깔아 놓은 분노와 원망의 덫에 빠져버렸고, 그나마 눈에 띄는 몇 몇 경제 이슈들은 포퓰리즘에 가깝다. 국민들이 정치를 식상함의 상징, 해악으로까지 꼽는 이유 아닌가.

이런 정치혐오의 발원은 어디일까. 직능별 국회의원 비율을 따져봤다. 우선 지난 21대 총선에서 지역구 42명과 비례대표 4명 등 총 46명(39.3%)의 법조인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전체 국회의원 300명 중 15.3%, 다섯 명에 한명 꼴이다. 앞선 20대 총선에서도 49명의 법조인 당선자가 나왔다.

혹자들은 이런 직종 편중에 주목, ‘법조 국회’ 라거나 ‘법조 정당’이라고 꼬집는다. 그 중 압도적인(21대 15명) 숫자가 속칭 ‘칼잡이’로 불리는 검사 출신이다. 그래서 일까. 국회에 대화와 타협, 협치는 오간데 없고 극한 싸움만이 횡행했다. 특히 21대 국회는 국민들의 뇌리 속에 이른바 ‘파이터’들의 난타전과 일부 빅마우스들의 과잉 충성경쟁으로 얼룩졌다.

법조인들은 이미 ‘그들만의 리그’를 넘어 권력의 핵심까지 차지했다. 지금의 대통령도, 제1 야당 대표도, 여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죄다 법조 출신 아닌가. 이번에도 정치권력은 또다시 법조인들을 경쟁적으로 끌어 모으고 있다. 툭하면 고소 고발과 과잉입법으로 법률 지식을 남용해온 그들, 23대 국회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 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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